영화보다 더 끔찍하고 안타까운 의문의 실종사건들,
실화이기에 너무나도 무서운 영화들..
이미 오랜전일이 되어버린 “화성연쇄살인사건” 이후에도
전주여대생 실종사건, 군포여대생 실종 사건이나 어린이 유괴/납치 사건이 심심치 않게
뉴스거리에 오른다. 그에 대다수는 참혹하게 죽음을 당하거나 몇해가 지나도록 종적을
찾지 못해 미제사건으로 종결된다.
얼마전 군포에서 여대생이 실종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실종 19일째 공개수사로 전환하면서 용의자 수배에 들어갔다. 2007년 군포 부녀자 연쇄실종사건 이후, 연이은 실종사건은
군포지역 괴담까지 돌고 있다고 한다.
오늘은 나라를 뒤숭숭하게 만든 의문의 실종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들을 보고자 한다.
(군포 여대생 용의자가 하루빨리 잡히길 바라면서…..)
<살인의 추억>
온 국민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연쇄 살인 실화극 <살인의 추억>
봉준호 감독의 2003년작 <살인의 추억>은 경기도 화성에서 부녀자들을 대상으로 하였던
실제 연쇄살인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대한민국 최초의 연쇄살인사건이라고 할 수 있는
'화성 사건'은 86년부터 91년까지 6년간 10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끝내 범인이 잡히지 않아 희대의 미제살인사건으로 남아있다. 범인을 잡으려는 형사들의 열망과 안타까움이
고스란히 관객에게 전해졌던 <살인의 추억>은
당시 500만 이상 관객 동원에 성공하였으며 현재까지도 <양들의 침묵>, <세븐>을
뛰어넘는 한국형 미스터리 스릴러 작품으로 회자되고 있다.
화제의 사건실화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 상당한 프리미엄을 얻은 것도
사실이지만 그 내용을 이렇게 탄탄하게 영화화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스토리 라인은 큰 굴곡 없이 흘러가지만 흥미를 이끌 모든 요소들을 필히 가지고 있다.
장르는 범죄 스릴러 이지만 영화가 관객의 감정을 움직일 수 있는 수많은 명장면들이
있었기에 완성도가 높다는 말을 듣게 되고 흥행도 성공했던 것이다.
<추격자>
영화<추격자>는 범인의 정체가 초반에 공개되는 스토리 형식의 전복을 통해
그 놈이 뻔히 범인임을 알면서도 잡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사회구조의 현실과
무관심과 냉대속에서 죽어가고 있는 피해자에게 주목한다. 이러한 시점의 차별화를
통해 전형적 영웅의 모습과는 거리가 먼 유일한 <추격자>의 내적 변모를 흡입력있게
그려내어 범인을 쫓는 한남자의 절박한 심정을 관객에게 전이 시킨다.
한국 사회를 공포로 몰아 넣었던 ‘유영철’ 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한 영화<추격자>
그리고 이러한 사회적 현상을 바라보는 평범한 한 사람에게서 출발한 <추격자>는
충격적인 살인사건에 대한 자극적인 소재의 영화가 아닌 생명의 존엄성에 위협받는
한 사람을 구하기 위한 한 남자의 숨가쁜 추격과정 속에서 부딪히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과 우리 사회의 허약한 사회 구조 시스템을 잘 그린 영화였다.
<트랩>
연방보안국 요원 에롤을 연기한 리차드 기어는 관할구역에서
10대 소녀의 실종사건이 발생하지만 경찰은 단순 가출 사건으로 결론 내린다.
하지만, 리차드 기어은 직감적으로 자신이 관리하는 전과자 중 범인이 있을 거라
확신하며 외로운 추격을 시작한다.
영화 속에서 리차드 기어의 관리 대상이자 엽기적인 살인 커플이 등장한다.
이 두 남녀는 수 많은 소녀들을 성폭행하고 잔인하게 살해하는 것을 즐기며 자신들이
살고 있던 넓은 들판 속에 시체들을 묻는다. 그런데 이런 엽기적인 살인 커플이
실제 살인 커플을 모델로 하고 있다는 사실은 가히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
1963년 영국의 한 마을에 히틀러 사상에 빠져 있던 완전한 싸이코패스 ‘이언 브레디’는 자신에게 절대적으로 복종하는 아내에게 어느 날, 완전한 살인을 해보자고 권유했고, 그녀는 두말 않고 그의 말을 따랐다. 그렇게 두 사람은 차를 타고 나가 10대 소녀들을 교묘한 말로 꾀어 차에 태운 후 강간하고 살해했다. 그런 그들의 이유 없는 살인은 1966년까지 3년에 걸쳐 수십 명의 소년 소녀들을 짓밟았고, 한 목격자에 의해 그들의 엽기적인 범죄행각은 만천하에 드러나게 됐다.
영화 속 장면 중, 살인 커플의 이야기를 담은 ‘죽음과 사랑’ 이라는 책은
실제로도 ‘황야의 살인사건’이라는 내용의 책으로 영국에서 발간되었으며,
차를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이나 칼날이 무뎌 제대로 토막내지 못한 장면,
더 가학적으로 살인 상황을 연출하라며 소리지르는 장면 등은
실제 살인 커플의 이야기를 영화화 한 것이다. 실제로 이 커플들이 잡히고 난 후,
범죄 행각을 녹화한 테이프와 증언에 의해 밝혀진 몇몇 사실들을 직접 차용한 것인데,
이 영화를 보면 한번쯤은 저 책들과 커플들이 실제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은 실존한 엽기 살인 커플을 모델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리얼하게 다가온다.
<테이큰>
CIA 요원에서 은퇴하고 보드가드로 생활하는 리암 니슨은
아내와 이혼하고 혼자 살아가는 외로운 아버지이다. 하지만 딸을 사랑하는 마음에
있어서는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끔찍히 딸을 사랑하는 아버지..
어느 날 파리로 여행을 떠난 딸의 의문의 전화를 받고 납치를 직감한 리암 니슨은
딸을 구하러 파리로 향한다..
납치된 딸을 구출하기 위해서 리암 니슨은 그 어떤 타협도 하지 않고,
짧은 시간 조차 지체하지 않는다. 딸을 구할 수 있다면 한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든다하여도..
이 감정은 모든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원초적인 감정이지만, 사회체계의 억압 아래 쉽게
무너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부모들은 막연한 어떤 기다림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안양 어린이 유괴 사건과 비슷한 시기에 개봉되어서 시기적으로
큰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던 <테이큰>.. 이 영화를 보면서 역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사회를 가장 잘 대변해 주는 건 신문도, 뉴스도 아닌
문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사건을 방불케하는 이런 장르의 영화는 어느 시기에나 그 시대를 가장 잘 반영하며
우리에게 무거운 숙제를 안겨주는 듯한 기분이다..
<체인질링>
안젤리나졸리 주연의 <체인질링>은 자신의 생명과도 같은
하나뿐인 아들의 실종 이후 아들을 되찾기 위해 홀로 부패한 세상에 맞서는
싱글맘 크리스틴 콜린스의 실화를 소재로 한 감동 드라마이다.
1928년 LA 부패한 경찰의 횡포로 인해 시민들의 권리가 짓밟히던 시대에 아들의
실종 수사에 결정적 과오를 범하고도 절대 권력을 이용, 뒤바뀐 아이와 관련된 진실을
왜곡하려 했던 경찰에 홀로 맞선 실존 인물이다. 특히 당시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시대에 ‘크리스틴 콜린스’는 경찰의 체면과 권위에 도전하는 이들에게 가차없이 감금, 폭력 등 권력 횡포를 일삼던 세상과 맞섰기 때문에
지금에도 주목할만한 인물임이 틀림없다.
하나뿐인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모성도 강하지만 당당히 그 시대의 고정관념에
도전했던 크리스틴 콜린스….그녀의 멋진 모습이 기대되는 작품!
(실종/범죄 사건을 다루는 경찰의 늦장 대응에 대한 비난이
항상 뉴스에서 오르내리곤 하는데…영화 속 경찰처럼 부패한건 아니겠지….)
<그놈 목소리>
15년 전 충격 실화를 모티브로 한 팩션 영화
영화 <그놈 목소리>는 15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압구정동 이형호 유괴살해사건'
실화를 모티브로 한다. 1991년 1월 29일 서울 압구정동에서 유괴당한 9살 이형호 어린이가 44일 후 한강 배수로에서 싸늘한 사체로 발견됐던 이 비극적인 사건은,
범인이 끊임없는 협박전화로 비정하게 부모를 농락했다는 점, 그 범죄 수법이 경찰의
추적을 유유히 따돌릴 정도로 치밀하고 지능적이었던 점이 당시 세간에 큰 화제가 됐다.
'개구리소년 실종사건' '화성연쇄살인 사건'과 더불어 3대 미제사건으로 불렸던 이 사건은, 당시로선 드물게 과학수사가 진행되고, 15년간 총 인원 10만 여명의 경찰 병력이 투입됐지만, 범인의 윤곽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2006년 1월 결국 공소시효가 만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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