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스위니 토드]를 지난 추석, 무대 위에서 봤을 때- 기괴하다고 생각했다. 음악이 생명인 뮤지컬에서 [스위니 토드]는 불협화음을 뿜어내고 있었고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불협화음이 적어도 이 뮤지컬에서만은 잘 어울린다고 생각 했다. 손드하임의 뮤지컬 [스위니 토드]는 2007년 뮤지컬 계를 결산하면서 항상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괜찮은 완성도를 자랑했고, 그 무대 위에 섰던 배우들 역시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줬다.
서늘하고 추악한 도시 런던. 그 런던에서 아름다운 아내와 살던 한 이발사는 탐욕스러운 판사에 의해 죄를 뒤집어 쓰고 유배를 가고, 아름다운 아내는 판사에게 유린 당한다. 15년의 유배 생활 뒤 오로지 복수를 이유로 생을 살아온 그는 이름을 '스위니 토드'로 바꾸고 다시 15년 전의 그곳으로 돌아와 이발소를 연다. 그리고 날이 선 면도날을 든 그는 사람들을 살해하고, 그를 알아보고 받아들인 러빗 부인은 그 시신으로 파이를 만든다. 파이 가게는 나날이 사람들이 몰려들고, 그는 세상을 향해 그리고 판사를 향해 면도날을 들이댄다.
피가 난무하고, 살인이 난무하는 이 이야기는 뮤지컬의 음악 만큼이나 기괴하다. 스위니 토드의 상대를 가리지 않는 복수는 결국 참혹한 결과를 불러 일으키고, 애증과 피의 살육이 교차되는 화면들은 섬뜩하다. 면도날을 향해 섬뜩한 웃음을 던지는 스위니 토드의 노래는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차갑다 못해 싸늘하기 까지한 냉기 서린 화면과 인물들의 표정은 이 이야기의 정체성을 잘 드러낸다.
생각해 보면 [스위니 토드]를 영화화 하는 데 있어 팀버튼과 조니뎁의 조합 만큼 잘 어울리는 이들도 없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 이어 '무엇인가 만드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비밀'들을 코드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이들은 늘 그랬듯 그들 스타일 그대로 이 영화를 만들었다. 서늘하고 잔혹한 교훈을 던지면서.
뮤지컬과 비교했을 때, 영화 [스위니 토드]는 뮤지컬이 가진 장점을 잘 따라가면서도 때로 완급 조절을 잘 해낸 모습을 보여준다. 무대 위의 넘버를 그대로 활용하면서도 무대 위에서 구현해 내지 못한 부분들은 좀 더 섬뜩하게 보여준다. 캐릭터의 완급 조절 또한 좋고, 화면의 차가운 기운이 무대 위의 그것 보다 더 효과적으로 이야기의 성격을 드러낸다. 다소 쓸데 없어보이고, 지나치게 힌트를 주는 부분들을 거둬 낸 점 역시 이야기의 밀도를 좀 더 다지면서 결말에 이르러 깔끔한 반전(?)을 드러낸다.
어떻게 보면, 이 이야기는 어떤 영화에서도 보지 못했던 비극이며 담고 있는 것들 또한 많다. 이 뮤지컬이 무대 위에 올라갔을 때 느꼈던 감정은, 영화 [스위니 토드]안에서도 그대로 구현이 가능하다. 조니 뎁과 팀 버튼이라는 오랜 조합 속에 이 이야기는 마치 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 같을 정도로 잘 어울린다. 그렇기에 이 영화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헛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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