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방으로 돌아와 그간 밀렸던 약속들을 잡고 살필 것을 살피고 하다보니 아직도 장을 보지 못했다. 오늘은 처음으로 집에서 혼자 밥을 먹으려는데 집에서 가져온 통마늘 한 두개가 전부라 하는 수 없이 오일파스타를 만들었다. 정말 알리오(마늘) 올리오(올리브유) 페페론치노(고추)와 소금만 넣은 버전으로..^^ 헌데 맛을 보니 오... 내가 만들었지만 참 괜찮다..ㅎㅎ 역시 기본적인 것이 가장 세련된 것인가보다.
음식을 만들다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때가 종종 있다. 갓 지은 하얀 쌀밥을 퍼올릴 때와 별 부재료 없이 잘 부푼 발효빵 냄새를 맡을때, 또 오늘처럼 클래식한 오일파스타 가닥을 포크에 말아 입으로 가져갈 때가 그렇다.
소박하기 그지 없는 흰밥과 빵 한 덩어리, 그리고 기름에 볶은 국수 몇 가닥의 공통점은 아마도 특별한 재료를 첨가하지 않고 질리지 않는 맛을 낸다는 점일 것이다. 그러니 기본적인 것과 세련된 것은 만나는 법이고- 한 발 더, 그렇기 때문에 일상적인 것에서 감동을 찾을 수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원래 그런 법인데... 새로운 발견이라도 한 듯이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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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을 아는 알리오 올리오 에 페페론치노
재료 카펠리니 80-100g, 페페론치노 2~3개, 통마늘 3~4톨, 올리브유 3큰술, 소금, 파마산치즈가루와 파슬리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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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펠리니는 소면~중면 정도 굵기의 파스타면이에요. 얇은 만큼 빨리 익고 오일이 골고루 묻기에도 좋아서 전 오일파스타를 만들 때 꼭 카펠리니를 쓰곤 하는데요~ 일반 스파게티면을 사용하셔도 무리가 없답니다. 취향껏, 상황 되는대로 하시구요.. 단, 스파게티를 사용하시려면 끓는 물에 면을 넣는 과정부터 해 두고 마늘을 굽는 게 시간 조절에 도움이 되겠죠.^^
+ 페페론치노는 이태리고추입니다. 아주아주 작은데 엄청 매워요~ 페페론치노를 구하기 어려우신 경우, 일반 마른고추를 잘라서 씨를 털어내고 씁니다~
+ 오일파스타에는 오일이 넉넉히 들어가야 풍미가 살아나요. 참고하시고 넉넉히 넣어주세요~
+ 가장 기본이 되는 오일파스타 입니다. 고추는 꼭 넣으시고, 이 밖에 여러가지 채소를 상황에 맞게 넣으셔도 좋아요. 취향에 따라 구운 베이컨을 넣어 드셔도 잘 어울리구요. :)
+ 파스타 잘 삶는 법은 특별한 것이 없어요.^^ 넉넉한 물에, 소금을 넣고 '파스타 봉지 뒷면에 쓰여진 대로' 삶습니다. 대신 볶는 과정이 추가되는 요리의 경우엔 1분 정도 덜 삶아주시는 게 좋구요~
넉넉한 솥에 물을 올리고, 마늘은 너무 얇지 않게 저민다.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페페론치노를 넣어 약한 불에 볶다가 마늘을 넣어 볶듯이 굽는다. 마늘이 노릇노릇 익으면 마늘과 고추를 건져서 따로 두고 불을 끈다. (마늘은 꺼내고도 잔열로 더 익어요. 완전 노릇할때 꺼내면 타니 노르스름해지기 시작하면 꺼냅니다.)
그 사이 솥에 물이 끓으면 소금과 카펠리니를 넣어 약간 덜 삶아지도록 삶는다. 삶아진 카펠리니를 건지기 전, 마늘 구웠던 팬에 불을 다시 올리고 팬이 뜨거운 상태에서 건진 카펠리니를 넣어 볶는다. 카펠리니 삶은 물과 소금을 넣어 간을 맞춰가며 자작자작하게 볶다가 구워놓은 마늘을 넣으면 완성~
파마산 치즈가루와 파슬리가루를 뿌린다.
담백한 오일파스타~ 소박하지만 세련된 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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