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친구들과 홍대 앞엘 나섰다.
홍대 앞은 홍대 앞만의 특색이 아직은 좀 남아 있는 편이라 마음이 편하다.
매우 특이한 컨셉의 카페나 레스토랑을 그렇게 비싸지 않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라고 할까~
물론 홍대 앞도 겁나 비싼 곳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 아쉽기는 하지만 말이다.^^;
친구의 안내로 들어선 카페 '거짓말'은 좀 특이한 와인들(보통 와인바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와인들)을 저렴하게 팔 뿐만 아니라 분위기도 아주 특색이 있다고 했다.
소문난 곳이라 해도 막상 가보면..별로...라는 생각이 들 때까 많은데,
여긴 입구부터 뭔가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를 풍겼다.
카페 입구부터 뭔가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카페 '거짓말'
좀 뒤숭숭해 보인다고 할까 ^^ㅋ
입구에 들어서자 만나게 되는 계단은 마치 동굴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강하게 줬다.
카페는 3층이었는데, 3층까지 계단을 전부 이렇게 동굴 분위기가 나도록 꾸며 놨다.
일단 들어서는 순간부터 강한 인상을 주더라~
가게 안에 들어서자 신발을 벗으란다.
신발은 직원이 나눠주는 비닐봉지에 넣어서 갖고 들어가는 시스템.
바닥에는 러그나 카펫이 깔려 있고, 방식과 앉은뱅이 테이블, 히피스러운 장식물들,
매우 어두운 실내에 특이한 소품과 촛불 조명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여러 개의 방으로 나뉘어 있어 편하게 구석에 짱 박힐 수도 있었다.
사실은 이 부분이 제일 마음에 드는 부분.ㅋㅋㅋ
마치 좀 뒤숭숭한 가정집 같은 분위기가 난다.
잡음이 좀 심한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도 레이스 달린 갓을 쓴 스텐드도, 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책들도.
앉은뱅이 테이블에 턱을 괴고 앉아서 수다를 떠는 건 참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무슨 화학약품 통 같은 걸 뚫어서 그 안에 촛불을 켜 놓았다.
실체를 보면 참...어이가 없는데,
주인이 감각이 좋은 건지 촛불과 화분이 어우러져 멋진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자원의 재활용이란 측면도 그렇고.
여기저기 그런 분위기를 살린 인테리어가 많이 보였다.
아주 마음에 드는 또 한가지는 무릎 담요를 준다는 것.
나처럼 추위 잘 타는 사람에게도 아주 좋고,
치마를 입은 여인네들한테도 아주 요긴한 저 담요....
주인의 세심한 배려가 눈에 띄는 부분이었다.
실제로 주인과 직원들 모두 무지 친절하더라.
알아서 무릎 담요도 갖다주고, 사진 촬영하는 손님들을 도와 주기도 하고 잊어 먹고 못 가져 왔다고 삼각대가 없음을 몹시 미안해 하기도.
이 곳은 실내가 너무 어두워서 이렇게 falsh를 한껏 치던지,
아니면 감도를 확 높여 찍어야 하는데....둘 다 원하는 사진을 얻기는 힘들다.
나처럼 flash 친 사진을 싫어하는 사람에겐 가혹한 일이다. ㅜ.ㅜ
이 날 들고 갔던 루믹스 FX33은 유난히 어두운 것 같더라.
노출 보정을 해도 그렇고,
감도를 높여도 그렇고....이게 이 카메라의 단점인가?
주방 앞에 놓여 있던 멋진 욕조.
왠지 저 안에서 장동건이 되고송이라도 부를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약간 으스스한 것이 귀신이 나올 것 같기도 하고.
이 카페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보자면 후자가 더 잘 어울린다.
주방도 그대로 오픈 돼 있고 와인과 안주는 직접 골라 오는 게 이 집의 방식이다.
하지만 세팅은 해 준다.
너무 이쁘게!!!!!
예쁜 바구니에 와인잔과 와인, 기본 안주와 냅킨을 너무 이쁘게 세팅해 줬다.
이리 저리 사진 찍느라 바빴다.
맥주도 시원하게 얼음에 재워 주고,
생맥주는 항아리 스타일의 병에 담아 주고.
감동의 안주 세팅이다.
저 장미는 생화다.
과일 샐러드는 파인애플 안에 들어 있고, 카나페도 이쁘고 육포와 쥐포도 끝내주게 맛있었다.
내가 지금 환자라는 사실을 잊고 막 먹어댈 정도로.
웃긴 건 저 안주 세트 안에는 풍선도 있고 밴드 닥터도 하나 들어 있다.
풍선은 그렇다쳐도 밴드 닥터는 왜 들어 있는 걸까?
장미 만지다 다치면 붙이라는 소린가? ㅋㅋㅋㅋ
화장실이 이쁘다는 소문에 카메라 들고 화장실로.
남자 화장실은 별로라 하던데~~ 여자 화장실은 전체적으로 통일된 분위기를 줬다.
귀신 나올 것 같아~~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 ㅋㅋㅋㅋ
처음 가 본 곳인데 참 마음에 들었다.
너무 골목 골목을 찾아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 좀 난감하지만...다음에 환자에서 벗어나면 꼭 다시 한번 가리라~
이 카페 '거짓말'에 대해 블로그에 올리겠다 했더니 소개했던 친구가 난감해 한다.
당분간 이 카페가 알려지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도 그렇다...우리만 알았으면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지금 환자가 아니라면....저기서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bin 555를 마실 수 있었을텐데.
좋은 분위기, 좋은 술과 음악, 사랑하는 친구들.
삼박자가 딱 맞는 밤이었다.
촛불이 다 타들어가도록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수다에 밤이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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