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매섭게 추워지면 직장인들 퇴근 시간이 빨라진다. 일찌감치 저녁을 먹고 텔레비전
앞에 앉으니 뜨끈하고 담백한 음식이 입맛을 당긴다. 실제로 유통업계에서는 혹한일수록
밤참거리 매출이 껑충 뛴다고 한다. 물론 이와 더불어 아침마다 올라가지 않는 바지 지퍼와
씨름하는 사람 수도 꽤 늘었을 것이다.
긴긴 밤에 허전한 뱃속을 달래 주면서도 살 안 찌는 음식이 어디 없을까?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면 따뜻한 코코아를 권한다. 당분이 공복감을 덜어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중에 나와
있는 코코아 믹스에는 설탕과 우유가 다량 첨가돼 있어 그것을 밤마다 마신다면 체중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그럼 어떤 코코아를 사야 할까? 마트 제과용품 코너에 있는 100%코코아 분말을
이용해야 한다.
흔히 코코아와 초콜릿은 모두 카카오 열매 씨앗으로 만들기 때문에 비슷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제조 방법은 크게 다르다. 카카오 씨앗은 50%가 지방분인데 코코아는 이 지방분을 반
이상 제거해 물에 잘 녹는 분말로 만든 것이다. 반면 초콜릿은 입안에서 녹기 전까지 고체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지방분(코코아 버터)을 더욱 첨가해 지방 함량이 높다. 또 코코아는 제조과정에서
섬유질 손상이 적기 때문에 식이섬유의 양이 우엉의 열 배나 되지만 초콜릿은 섬유질이 대부분
제거 된다. 다이어트는 물론 변비 예방에도 코코아가 더욱 좋은 것이다.
코코아를 밤참으로 권하는 또 다른 이유는 살균작용 때문이다. 세계 인구의 절반은 위 점막을
자극해 위궤양과 위염을 유발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감염돼 있다.
그런데 일본의 쿄린 대학 가미야 교수의 말에 따르면 코코아가 그 세균의 감염을 막고 살균작용을
한단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코코아가 위 속에 오래 머무르는 것이므로 식간이나 취침 전에 마시면
더 효과가 좋다는 것이다. 몸이 피곤하면 달콤한 코코아 생각이 간절하다. 아마도 우리 몸이 오랜 경험으로
당분이 혈액순환을 돕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모양이다. 또한 코코아는 알카리성 식품이기 때문에 산성화된
몸의 피로를 풀어주는데 그만이다. 입 안의 궤양도 코코아를 꿀에 개어 바르면 빨리 낫는다. 만성 기침에도
기침약보다 더 효과가 좋다고 하니 따뜻한 겨울을 나기 위한 음료로는 코코아가 제격이다.
글... <김선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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