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씨가 되고 걱정이 일을 불러온다. 당신의 ‘특별한’ 고민은 누구든 연애하면서 걱정하는 통과의례일 뿐. 무엇보다 그 생각들은 사실 쓸데없는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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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몸매의 여자가 지나가고 남자친구의 눈은 그녀의 풍성한 가슴에 꽂힌다. 모 탤런트가 개미허리를 자랑하며 청바지 CF에 나오고 남자친구는 턱이 빠진 채 10분간 그대로 있다. 남자들은 비주얼에 약하게 태어났으며 본능적으로 자신의 종족을 널리 퍼트리기 위해 다른 여자들을 살펴보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다. 이 세상 모든 남자들이 아름다운 여자를 쳐다보지만 그것을 들키느냐 안 들키느냐 하는 기술의 차이일 뿐인 것이다. 하지만 당신의 남자친구는 진화가 안된 원숭이가 아니다. 그 여자들을 쳐다본다고 해서‘저 여자들은 정말 끝내주는데 내 여자친구는 왜 이렇게 별로일까’라는 생각을 하는 것일까? 정답은 ‘저 여자들은 정말 끝내주는데!’ 그리고 끝이다. 그가 본다고 해서 여자친구를 바꾸고 싶거나 그녀와 결혼하고 싶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 알지 못하는 여성을 쳐다볼 때는 일종의 감정 분리가 형성된다고 한다. 그는 멋진 허리를 보고 있지만, ‘섹시한 허리’, 그게 전부인 것이다. 따라서 남자친구가 당신 앞에서 무례하게 대놓고 다른 사람을 쳐다보지 않는 이상 가끔은 넘아가줄 줄도 아는 여유를 지닐 것.
요즘 미국에서 대히트를 치고 있는 드라마 에 브리 벤 드 켐프라는 한 여성 캐릭터가 나온다. 마사 스튜어트처럼 완벽한 생활을 유지하는 브리의 남편은 브리가 만드는 훌륭한 요리를 사랑하고, 완벽하게 세팅된 헤어스타일도 사랑하며, 자신의 외모에 결점 하나 없이 신경 쓰는 아름다운 그녀를 너무 사랑한다. 그리고, 그래서 이혼을 요구한다. “완벽함은 사실 상대방을 위축시킵니다. 왜냐하면 남자들은 당신을 절대로 만족시킬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되니까요.” 송혁진 박사의 설명이다. 물론, 완벽해야 한다는 압력은 우리 주변에 항상 존재한다. 다행인 것은 남자친구가 생각하는 완벽함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과 매우 다르다는 점이다. 보통 남자인 김영철(29세, 회사원) 씨에게 물어보자. “제가 원하는 건 주말에 여자친구랑 편하게 빈둥거리면서 지내는 거예요. 그런데, 여자친구는 아침에 같이 헬스클럽에 가기를 원하고, 몇 시간 동안 요리를 해주고, 혼자 사는 저의 집을 깨끗이 청소해주죠. 저는 편안한 트레이닝복을 입고, 차라리 전날 먹다 남은 피자를 함께 먹고 싶답니다.” 김영철 씨가 알려주는 교훈 : 도그 쇼에 나가려는 쇼독처럼 치장하고 친정엄마처럼 챙겨주려 들지 말고 차라리 그의 남자친구들처럼 편하게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 그래도 최고로 완벽해져야만 마음이 편하겠다면, 당신이 꼭 해야 할 일은 일부러 허점을 만드는 것이다. 남자들이 왜 말도 안되는 백치미에 빠져들고 덜렁대고 주근깨투성이인 캔디를 사랑했다고 생각하는가. 완벽해지려는 스트레스는 오히려 데이트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당신 자신이 매력적이라는 흔한 말, 거짓말이 아니다.
어쩌면 당신의 남자친구는 한 3개월 전쯤, 무지하게 로맨틱했던 순간에 사랑한다고 웅얼거렸다가 그 후론 말을 안 꺼냈을 수 있다. 아니면, 아주 오랫동안 데이트를 했지만 원래부터 사랑한다는 말에 인색할지도 모른다. 둘 중 어떤 경우든, 남자친구의 마음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궁금한 건 마찬가지. 연애관계에 있어서 남자들은 여자들과 매우 다른 시간 개념을 가지고 있다. 여자에겐 일주일인 시간이 남자에겐 한 3개월쯤 되는 것이다. ‘사랑해’라는 말을 지금쯤 한번 더 해주어야 할 시간이지만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그가 사랑한다고 말했을 때엔 당신은 이미 한참 서운해 있던 상태. “남자들은 여자들에 비해 감정 표현이 서투르고 어색함을 느끼기 때문에 보통 남자들이 눈앞에서 사랑한다고 말하는 건 꽤 큰일이랍니다.” 송혁진 박사의 이야기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상대방의 감정을 확인해야 하는 당신은 속이 상한다. 그의 입이 감정을 표현하게 만들려면 무조건 기다리거나 애매모호한 힌트만 주면서 시험해보지 말고(‘앞으로 언제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지 날짜 세고 있겠어!’처럼) 감정을 표현하는 게 자연스럽고 쉬운 일이라는 걸 ‘가르쳐야’ 한다. 꼭 촛불 앞에서만 사랑한다고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 평소에 자주 서로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도록 먼저 유도하도록. 불만인 것이 있으면 직접 그에게 털어놓고 이야기하는 편이 낫다. 잊지 말 것. 남자친구와 대화에서의 기본 원칙 101 : 그는 여자들처럼 눈치가 빠르지 않다.
“제 여자친구는 정말 패셔너블해서 외출할 때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한껏 치장을 하고 나갑니다. 늘 청바지와 티셔츠 차림인 저는 그런 여자친구와 있으면 좀 불안해지죠. 사람들이 ‘저렇게 멋진 여자가 왜 저런 남자와 함께 있을까’라고 수군대는 거 같아서 말이에요.” -신윤철(22세, 대학생) “아버지께서는 35세 이전에 대머리가 되셨거든요. ‘집안의 저주’를 물려받아 저 또한 비슷한 운명에 놓일 것 같아요. 아직은 괜찮지만 이 사실을 알면 여자친구가 절 싫어하게 될까봐 걱정입니다.” -박신환(30세, 회사원) “저보다 여자친구가 돈을 더 많이 벌고 있죠. 여자친구는 회계사인데 지금은 제 월급에 대해 전혀 불만이 없지만 나중에 결혼하게 되면 혹시 나를 무시하게 되는 건 아닐까 가끔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정대철(29세, 회사원) “사교적인 스타일이 아니라서 사람들을 처음 만나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굉장히 스트레스가 쌓입니다. 여자친구 앞에서 뭔가 보여주고 싶은데 말이에요.” -홍민호(26세, 대학원생) “남자들은 축구나 스포츠에 미치죠. 하지만 전 전혀 그렇지 않거든요. 여자들이 그런 사실을 알아냈을 때 저를 약골이나 더 나아가선 게이로 넘겨짚을까 걱정됩니다.” -데이비드 김(25세, 학원강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