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밥 명인에게 배우는 햅쌀밥 짓기
이천 대표 쌀밥 명인 이인의 씨에게 질문 Q 워낙 유명한 이천 쌀, 특별히 어떤 쌀을 드시나요? 전 이천 향미쌀을 이용해요. 이름 그대로 쌀 자체에서 특유의 향이 나거든요. 밥을 했을 때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구수한 향기 때문에 너나 할 것 없이 밥상 앞으로 모여들죠. 이천에서는 현재 네댓 집 정도가 향미쌀을 재배 중이고 추수는 다 끝났어요. 10월 말마다 열리는 이천쌀문화축제에서 판매되는데, 작년의 경우 행사장에서 그해 수확량이 모두 팔렸다고 하더라고요. Q 쌀을 고를 때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나요? 수확일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도정일입니다. 갓 찧은 쌀을 사야 해요. 도정한 지 한 달 정도 지나면 쌀의 풍미가 많이 떨어지거든요. 시중에 판매되는 쌀에는 거의 다 도정 날짜가 적혀 있으니 가장 최근에 도정한 것을 선택하세요. 도정한 지 여름에는 한 달, 겨울에는 두세 달 이상 된 것은 사지 않도록 하세요. 쌀 모양을 보고 고를 때는 그냥 눈으로 봐서 예쁜 쌀이 맛도 좋습니다. 반투명한 하얀색에 표면에는 윤기가 흐르고 매끈한 것을 고르세요. 전체적으로 쌀알 크기가 일정해야 하고 길이는 짧으면서 동글동글, 통통한 것이 차지고 맛있지요. Q 쌀을 씻을 때 바락바락 주물러 씻는 게 맞는 방법인가요? 사실 햅쌀은 박박 문질러 씻을 필요가 없어요. 쌀에 묻은 겨나 먼지 같은 것들이 떨어질 정도로만 씻으면 되죠. 특히 첫 번째 씻게 되는 물은 쌀을 몇 번 휘휘 저었다가 바로 버리세요. 그렇지 않으면 쌀에서 나는 비린 냄새가 다시 쌀에 흡수될 수 있거든요. 10초가량 흔들어 씻고는 버린 뒤, 서너 번 정도 더 헹궈주시면 됩니다. 더 많이 씻어줘야 맛있기는 하지만 영양분이 다 빠져나올 수 있으니 맛있는 밥을 원한다면 많이, 건강을 생각한다면 세 번 정도 씻으세요. 단, 묵은쌀은 냄새가 심하고 오염 물질도 많이 묻어 있으니 세게 문질러 여러 번 헹궈줘야 해요. Q 쌀을 맛있게 불리는 방법은 뭔가요? 쌀은 ‘30분 불리기’가 기본입니다. 물론 햅쌀을 이용하거나 압력솥에 지을 때는 그보다 짧게 불려도 되고, 겨울철이나 콩·현미 등 잡곡을 이용할 때는 더 오랜 시간을 불려야지요. 만약 쌀을 불린 뒤 바로 밥을 지을 수 없다면 체에 밭쳐 물기를 털어준 뒤 냉장고에 넣어 더 이상 불지 않게 하세요. Q 밥물 맞추는 비법이 따로 있나요? 손을 넣고 대략 손등 뼈까지 물이 올라오게 맞추는 전통적인 방법이 최고지요. 손의 크기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몇 번의 시행착오만 거치면 딱 맞는 물의 양을 감으로 익히게 됩니다. 저는 보통 햅쌀과 물의 비율을 1:1로 해서 밥을 지어요. 현미, 콩, 보리 등은 1:1.3, 찹쌀은 1:0.8 정도로 잡아요. 묵은쌀이나 불리지 않은 쌀은 1:1.5 정도로 밥물을 넉넉히 넣어요. 솥에 따라서도 물의 양을 달리해야 하는데요. 중간에 물이 끓어 넘치는 걸 감안해서 냄비→옹기솥→무쇠솥→전기밥솥→압력밥솥 순으로 물을 많이 잡아야 합니다. 물은 생수나 미네랄워터를 써보세요. 밥은 참 정직한 맛을 내는 음식이기 때문에 쌀이나 물을 잘 고르는 것이 밥맛을 결정합니다. Q 압력밥솥에 하는 밥이 제일 쉬우면서도 어려운데요. 불 조절은 어떻게 하면 되죠? 5~10분 정도 센 불을 유지하다가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줄여 8~10분 정도 익히고 김에서 구수한 밥 냄새가 난다 싶으면 마지막에 약 10초간만 불을 세게 키워서 압력을 확 높인 후 불을 끄세요. 그리고 10분 정도 뜸을 들이면 맛있는 밥이 되죠. 뜸 들인 후엔 바로 뚜껑을 열어서 밥을 거의 바닥에서 윗부분까지 싹 뒤집어엎는다는 느낌으로 섞어놓아야 해요. 그래야 밥알 사이사이로 공기가 들어가면서 밥이 덩어리지는 것을 막을 수 있거든요. 또 바로 뚜껑을 열지 않으면 밥 위로 수증기 방울들이 떨어져 밥맛이 덜합니다. Q 냄비나 돌솥, 가마솥, 옹기솥 등에 밥할 때 밥물이 항상 넘치는데 어떡하죠? 특별한 방법은 없어요. 저도 잠시 방심하면 밥물이 넘칩니다. 이런 솥에 밥을 할 때는 가스불을 켤 때부터 밥을 완성할 때까지 그 자리를 절대 떠나서는 안 돼요. 먼저 압력솥과 마찬가지로 ‘끓이고→졸이고→뜸 들이는’ 3단계 과정을 거치는데, 불린 쌀을 넣고 물을 1.5배 정도로 평소보다 조금 넉넉하게 잡으세요. 뚜껑을 덮고 중불로 끓이다가 확 끓어오를 때 놓치지 말고 바로 뚜껑을 연 후, 그때부터 밥물이 잦아들 때까지 계속 지켜보세요. 밥물이 거의 다 잦아들었을 때 뚜껑을 덮고 다시 뜸을 들이죠. 뜸 들일 때 솥에 쿠킹 호일을 덮은 뒤 그 위에 뚜껑을 덮는 것이 저의 방법입니다. Q 밥 맛있게 지으려면 식용유나 다시마, 식초, 소금 등을 넣으라는 말이 있던데요? 물론 다 좋은 방법이에요. 저도 묵은쌀이 있을 경우 잘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 밥물에 우유를 넣어보세요. 밥물의 1/4가량 되는 우유를 넣고 밥을 지으면 밥맛이 훨씬 부드러워요. 혹은 탈지분유를 약간 넣어줘도 좋고요. 생각처럼 느끼한 맛은 없어요. 이 밥은 특히 아이들 먹이기 좋겠죠. 기획 : 손혜린ㅣ포토그래퍼 : 이환수, 박상현ㅣ레몬트리ㅣpatzzi 김은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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