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과학자들의 말에 따르자면 우리는 일생 동안 노출될 햇볕의 70%가량을 이미 17세 전에 흡수한다.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노화의 70%는 우리가 자외선 차단제를 챙겨 바르기 전에 이미 진행 되어버린다는 말이다. 기운 빠지지만 어쩔 수 없다. 향후 일어날 노화의 나머지 30%라도 잡기 위해선 지금부터라도 노력해야 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라고 하지 않던가.
1920년대 초 요트를 타다가 우연히 갈색으로 타버린 피부를 패션의 경지로 끌어올린 샤넬의 위트 넘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2010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자외선이 공공의 적이라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어 보인다. 물론 우리에게도 일정 정도의 광합성 타임이 필요하다. 햇볕이 하는 착한 일들-골다공증과 유방암, 대장암을 예방하고 우울증을 방지하는 등의-을 감사히 받기 위해서. 하지만 놀랍게도 여름철에 피부를 가리지 않은 상태에서 햇볕을 15~20분간 쬐어주는 것만으로도 겨울 한철을 거뜬히 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양의 비타민 D를 저장할 수 있다니, 아무래도 햇볕은 피하는 게 상책이라는 결론이다. 득보다 실이 월등히 많으니 말이다. 많이 바를수록 이롭고 빠지는 부위 없이 꼼꼼히, 한 번 보다는 여러 번 덧바르는 것이 더 좋은 게 자외선 차단제이니 우리는 좋은 자외선 차단제를 고르기 위한 기술을 섭렵해야 한다. 챙이 넓은 모자로 얼굴을 가린들 자외선 차단제만한 강력한 효과를 누리긴 쉽지 않다(SPF 5가 늘어나려면 모자의 챙이 무려 2.5cm씩 길어져야 한다!). 올봄에도 어김없이 더욱 진화한 버전의 자외선 차단제들이 등장했다. 에디터가 제시하는 트렌드와 가이드라인을 나침반 삼아 자신만의 'It UV'를 찾아보자.
(왼쪽부터) 오존과 자외선을 한번에 막아주는 데다 주름 개선 기능성 인증까지 받은 오리진스 퍼펙트 월드 오존 자외선 차단제 SPF 35/PA+++ 40ml 4만8천원. 자외선 차단제와 동일한 효력을 가진데다 베이크드 타입이라 가루 날림도 없는 아이오페의 선크림 팩트 SPF50/PA+++ 3만8천원. 피부 보호와 피부 독소 정화 기능,가벼운 사용감에 반한다. 비오템 UV 수프라 디톡스 SPF50/PA+++ 30ml 4만8천원. 지난달 뷰티퀸들이 사용해보고 러브 콜을 보낸 오일 프리 자외선 차단제. 키엘 울트라 라이트 데일리 UV 디펜스 데일리 SPF50/PA+++ 30ml 4만5천원. 명성이 자자한 UV 엑스퍼트에 피부 보정 기능까지 겸비했으니 말 다했다. 랑콤의 UV 엑스퍼트 GN-쉴드 SPF50 BB 베이스 30ml 6만3천원. 비싼 가격이 용서되는 스킨케어 기능을 갖춘 시슬리 쉬뻬 에끄랑 쏠레르 비자쥬-페이셜 선스크린 SPF 50+ 40ml 20만원. 화학적 필터를 15%나 줄여 자극적이지 않은 라로슈포제의 안뗄리오스 XL 익스트림 플루이드 50+ SPF50+/PA+++ 5만원대.
+ anti-oxidant sun screen
메이크업 제품이 스킨케어 효능을 겸비해가듯, 자외선 차단제 역시 본연의 임무 외에 추가적인 스킨케어 기능을 갖춰가는 추세다. 얼마나 좋으면 영양크림 맞먹는 20만원대에 내놓았을까. 시슬리에서 스킨케어 노하우의 정수를 담았다는 '쉬뻬 에끄랑 쏠레르 비자쥬-페이셜 선스크린' 얘기다. 자외선 차단 외에 '안티-프리 래디컬 작용', 'DNA 세포 보호'라는 3중 보호 작용을 갖춘 데다 최고급 보습 성분을 배합했다니 비싼 가격에 일면 수긍이 가기도 한다. 항산화, 즉 노화 예방 측면에서 초점을 맞춘 제품들은 좀 더 저렴하다. 메이크업 베이스로도 사용 가능한 샤넬의 'UV 에쌍씨엘 멀티 프로텍션 데일리 케어'는 비타민 E 유도체와 항오염 복합체를 함유해 도시의 오염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방어 기능을 갖췄다. 자연에서 추출한 항산화 성분의 자연 보호막 형성 기능을 통해 피부를 보호하는 아비노의 '컨티뉴어스 프로텍션 선블럭' 역시 외부 환경으로부터의 피부 보호와 '항산화'라는 '환경적' 측면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다.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주는 것도 기특한데 산화 방지까지 해준다니 칭찬할 만하다.
+ baked type UV
제아무리 아침에 일찍 일어나도 화장하는 시간만큼은 좀처럼 내기 힘든 당신이라면, 올해 출시된 콤팩트 타입의 자외선 차단제에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예전의 방식이 콤팩트 파우더 안에 자외선 차단 성분을 집어 넣은 거라면, 올해는 아예 선크림 자체를 굳혀 팩트화한 것이니 근본이 다르다. 자외선 차단제를 어떻게 하루에 4~5번씩 덧바를까 하고 의문을 품은 사람들에게도 베이크드 타입의 UV는 최적의 아이템. 그중 단연 돋보이는 아이오페의 '선크림 팩트'는 선크림에 함유된 보습 성분을 그대로 함유해 스킨케어 효능까지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피지 컨트롤 파우더가 번들거림으로부터의 이별을 고한다. 숨37에서 내놓은 선 어웨이 베이크드 파우더 선 역시 숨 37의 대표 제품인 시크릿 프로그래밍 에센스의 유효 성분을 고농축으로 함유해 풍부한 보습력을 갖추고 있다. 피부 흡착력 면에서 리퀴드 타입이나 크림 타입 자외선 차단제보다 다소 떨어질 수는 있지만, 사용 편리성 면에서는 월등히 점수 차이가 나니, 평소 메이크업을 게을리 하는 타입이라면 애초 콤팩트 타입의 자외선 차단제로 눈을 돌리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 water base formula
파란색 기름종이 위에 짜놓으면 3초도 지나지 않아 기름기를 멀리 멀리 번지게 만들던 자외선 차단제의 유분기가 반 이상 줄었다. 사용감에서의 드라마틱한 반전 없이는 깐깐한 여성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걸까. 2010년 출시된 자외선 차단제의 산뜻한 사용감은 뷰티 에디터도 감탄할 정도다. 선두 주자는 4Free(Fragrance-free, Color-free, Oil-free, PABA-free)에 빛나는 키엘의 울트라 라이트 UV 디펜스 데일리. 오일프리를 실감케 하는 산뜻한 마무리감에 촉촉한 수분감까지 갖춰, 매일 사용하는 데도 전혀 부담이 없다. 바비브라운의 화이트닝 라인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프로텍티브 페이스 베이스'의 사용감도 뒤처지지 않는다. 피부에 빠르게 흡수되는 로션 타입으로, 메이크업을 하기 좋은 적당한 유분기와 수분기로 피부를 준비시켜줄 뿐만 아니라 화장 위에 덧발라도 뭉치거나 번짐이 없도록 개발되었다. 시세이도의 아넷싸 선크림은 이미 산뜻한 사용감과 뛰어난 차단력으로 명성이 자자하지만 리뉴얼 버전은 더 진화된 사용감을 자랑한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이 피부 트러블을 얻는 루트가 된 트러블 피부나 지성 피부에게 적극 추천하는 카테고리이다.
- 에디터 : 이선정
- 사진 : 정재환
- 장소협찬 : 파크 하야트 서울
- 어시스턴트 : 김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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