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삼분도 행복하지 않습니다. 230~231끝족
그 여자...
우리가 같이 먹던 떡볶이 매운 냄새
학교로 함께 가던 지하철 6호선
첫 키스하던 순간의 골목길 가로등
널 위해 화장하던 내방 거울 앞
네가 좋아하던 내 향수 냄시
한쪽씩 나눠 낀 이어폰
들려오던 노래는 아바의 '댄싱 퀸"
그리고 지금 입고 있는,
네가 선물해준 보라색 카디건
신발을 사 주면 도망간다며
골라만 주던 그 운동화..
스물네시간 동안 나를 따라다니는, 모두 내겐 아직 유효란 기억들
너도 그럴까?
내가 골라 준 안경을 끼고
내가 사 준 스킨을 바르며
내가 선물한 티셔츠를 입은 채
나때문에 생긴 코끝의 흉터를 보거나
메일을 쓸땐 아직도 비밀번호로 내 생일을 입력하는지..
나처럼, 너도, 그렇게 지내고 있을까?
그 남자...
비디오 가게에 들었습니다.
"아저씨, 저기 요즘 나온 것 중에
제일 웃긴 게 뭐예요"
그렇게 고른 비디오 테이프 하나를 빌려 들고
도넛 가게에 가서
하얗게 가루가 묻어나는 도넛을 삽니다.
슈퍼에 들러선 음료수를 사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소주도 한 병 챙겨 봅니다.
집에 돌아오면
제일 웃긴다는 비디오를 틀어놓고
훈련병 시절
그렇게도 먹고 싶던 달콤한 도넛을 먹으며
석 잔이면 모든 게 내 세상같은
쓴 소주 한 병을.
사이다 처럼 컵에 부어 마셔봅니다.
하지만
그녀가 골라 준 안경으로 보는 영화는
하나도 우습지 않고,
그녀가 사준 티셔츠에
하얀 도너츠 가루가 묻히는 것도 싫습니다.
독한 소주 냄새는
그녀가 사 준 스킨 냄새에 묻혀 느낄 수도 없습니다.
그녀와 헤어진 뒤
아무리 노력을 해도 웃을 수가 없습니다.
하루 스물네시간 중
단 삼분도 행복하지 않습니다.
<讀 後>...
새로운 만남은 설레이기도 하지만
짧은 만남 뒤엔 늘 긴 이별이다
이별공식이 몸에 베일 즈음...
만남에 앞서 이별을 생각한다.
이 글을 읽을 그 때...
사랑이 떠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까?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따스한 글..따스한 마음이 보이는 책이다.
이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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