쏭'S 일상세상

[스크랩] 그 남자 그여자...이미나

쏭이양 2006. 7. 20. 09:39

하루에 삼분도 행복하지 않습니다. 230~231끝족

 

그 여자...

 

우리가 같이 먹던 떡볶이 매운 냄새

학교로 함께 가던 지하철 6호선

첫 키스하던 순간의 골목길 가로등

널 위해 화장하던 내방 거울 앞

네가 좋아하던 내 향수 냄시

한쪽씩 나눠 낀 이어폰

들려오던 노래는 아바의 '댄싱 퀸"

 

그리고 지금 입고 있는,

네가 선물해준 보라색 카디건

 

신발을 사 주면 도망간다며

골라만 주던 그 운동화..

 

스물네시간 동안 나를 따라다니는, 모두 내겐 아직 유효란 기억들

 

너도 그럴까?

 

내가 골라 준 안경을 끼고

내가 사 준 스킨을 바르며

내가 선물한 티셔츠를 입은 채

나때문에 생긴 코끝의 흉터를 보거나 

메일을 쓸땐 아직도 비밀번호로 내 생일을 입력하는지..

 

나처럼, 너도, 그렇게 지내고 있을까?

 

그 남자...

 

비디오 가게에 들었습니다.

 

"아저씨, 저기 요즘 나온 것 중에

제일 웃긴 게 뭐예요"

 

그렇게 고른 비디오 테이프 하나를 빌려 들고

 

도넛 가게에 가서

하얗게 가루가 묻어나는 도넛을 삽니다.

 

슈퍼에 들러선 음료수를 사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소주도 한 병 챙겨 봅니다.

 

집에 돌아오면

제일 웃긴다는 비디오를 틀어놓고

훈련병 시절

그렇게도 먹고 싶던 달콤한 도넛을 먹으며

석 잔이면 모든 게 내 세상같은

 

쓴 소주 한 병을.

사이다 처럼 컵에 부어 마셔봅니다.

 

하지만

그녀가 골라 준 안경으로 보는 영화는

하나도 우습지 않고,

그녀가 사준 티셔츠에

하얀 도너츠 가루가 묻히는 것도 싫습니다.

독한 소주 냄새는

그녀가 사 준 스킨 냄새에 묻혀 느낄 수도 없습니다.

 

그녀와 헤어진 뒤

아무리 노력을 해도 웃을 수가 없습니다.

 

하루 스물네시간 중

단 삼분도 행복하지 않습니다.

 

<讀 後>...

 

새로운 만남은 설레이기도 하지만

짧은 만남 뒤엔 늘 긴 이별이다

이별공식이 몸에 베일 즈음...

만남에 앞서 이별을 생각한다.

이 글을 읽을 그 때...

사랑이 떠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까?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따스한 글..따스한 마음이 보이는 책이다.

이미나......

 

 

 

출처 : 그 남자 그여자...이미나
글쓴이 : 수현 원글보기
메모 : 정말 조은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