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정보

미국인들 눈길 잡은 베스트 웰빙식품

쏭이양 2010. 6. 1. 02:11

웰빙식품 정보에 자신도 모르게 눈길이 가는 것은 인지상정인 듯싶다. 『지구에서 가장 건강에 유익한 식품 150가지(The 150 Healthiest Foods on Earth)』를 저술한 미국의 영양학자 조지 보덴 박사가 이중 11가지를 선정해 뉴욕 타임스에 소개했다. 이 기사는 2009년 한 해 동안 뉴욕 타임스 온라인에서 최대 조회 수를 기록했고, 12일까지 모두 1831개의 댓글이 달렸다. 댓글 중엔 “우리 집은 월요인 저녁엔 늘 정어리 파티를 연다” “인도인이어서 강황·계피는 거의 모든 요리에 사용하나 석류주스는 너무 비싸다” 등 실용적인 내용이 들어 있다. 11가지 웰빙식품 가운데 동물성 식품은 정어리 하나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과일·채소다. 채식이 건강식임을 시사한다. 우리가 쉽게 구할 수 있는 식품을 중심으로 이들 식품의 질병 예방효과를 살펴본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동맥경화 막고 혈당 낮추는 정어리·호박씨·계피

보덴 박사는 정어리를 ‘통조림(can)에 든 건강식품’이라고 표현했다. 큰 물고기의 먹이가 돼 ‘바다의 쌀’로 통한다. 과거엔 우리 연안에서도 많이 잡혔으나 요즘은 구경하기 힘들다. 정어리엔 오메가-3 지방·칼슘이 풍부하다. 철분·아연·마그네슘·칼륨 등 미네랄과 비타민 B군이 많이 들어 있다.

부경대 식품생명공학부 조영제 교수는 “혈전·심장병을 예방하고, 두뇌를 좋게 하는 DHA·EPA 등 오메가-3 지방은 정어리 기름에 많다”고 말했다. 먹을 때 튀기거나 너무 오래 굽는 것은 피한다. 오메가-3 지방이 다량 손실되기 때문이다. 조릴 때 생강·식초·매실 장아찌를 넣으면 비린내가 사라지고 뼈가 연해진다.

호박씨는 11가지 웰빙식품 가운데 보덴 박사의 가정에서 늘 챙겨 먹는 둘(다른 하나는 블루베리) 중 하나다. 그는 호박씨를 구워 샐러드에 뿌려 먹는다고 했다.

국내에서도 호박의 씨와 과육을 모두 먹는다. 호박씨엔 ‘스트레스를 없애는 미네랄’인 마그네슘이 풍부하다. 혈관 건강에 이로운 불포화지방과 메티오닌(지방 분해를 돕는 필수 아미노산) 등이 풍부해 동맥경화·노화 억제에 효과적이다. 서양에선 샐러드에 호박씨를 뿌려 먹지만 우리는 보통 구워 먹는다.

한약재로 널리 쓰이는 계피도 선정됐다. 인류의 가장 오래된 향신료 중 하나인 계피는 음식에 넣으면 단맛을 강화한다. ‘설탕 범벅’인 케이크·푸딩·쿠키·사과잼에 계피 분말을 뿌리는 것은 이래서다. 계피는 항균 효과를 지닌다. 향기 성분이 항생제처럼 해로운 세균을 죽이는 것. 혈당을 조절하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암 예방 효과 뛰어난 강황·양배추·말린 자두·비트



치매 예방 효과가 뛰어나다고 알려진 강황은 항암·항염증에도 성가를 올린다. 카레의 주성분인 강황은 주로 뿌리를 먹는다. 황색 색소 성분이자 항산화 성분인 커큐민이 웰빙 성분이다. 커큐민은 암의 발생이나 증식은 물론 노화를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황을 섭취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카레를 즐겨 먹는 것이다. 서양에선 채소요리에 직접 뿌려 먹기도 한다.

양배추도 항암효과로 11개 웰빙식품에 이름을 올렸다. 항암 효과가 브로콜리에 버금 간다. 설포라판·인돌·식이섬유·비타민 C·베타카로틴 등이 양배추에 든 항암 성분이다. 한국인에게 흔한 위궤양·십이지장 궤양의 예방·치료에도 유용하다. 위·장 점막을 보호하고, 재생을 돕는 ‘항궤양 비타민’인 비타민 U가 풍부해서다. 위궤양 환자는 우유 반 컵에 양배추 3장을 넣고 갈아 마시면 좋다. 생으로 먹어야 암 예방 효과가 있지만 위가 약한 사람은 익혀 먹어야 한다.

말린 자두도 최근 항암 식품으로 기대를 모은다. 자두에 든 아미그달린이란 독성 물질이 항암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 독이 약이 된 셈이다. 자두 껍질의 색소 성분인 안토시아닌도 유해산소를 없애는 항암·항산화 성분이다. 칼륨(혈압 조절)과 비타민 A(면역력 증강)도 많이 들어 있다. 말린 자두에 더 많다. 자두 생과 100g엔 비타민 A가 383 IU(국제단위)들어 있지만 건과엔 2500 IU나 함유돼 있다.

국내에서도 요즘 많이 보급되고 있는 비트(beet)도 선정됐다. 보덴 박사는 비트를 ‘붉은 시금치’라고 부른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과 박수형 박사는 “비트는 주로 뿌리를 먹는다”며 “칼만 갖다 대도 붉은 물이 뚝뚝 떨어질 만큼 색깔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잎은 쌈 채소용으로 사용된다. 붉은색 색소 성분이 항암 효과를 나타낸다. 되도록 생으로 먹는 것이 좋다. 가열하면 항암 능력이 떨어진다.

항산화 성분 든 근대·석류·블루베리

비트와 사촌 간인 근대가 시금치를 제치고 간택된 데는 이유가 있다. 칼슘·철분·비타민A 등이 풍부하고, 카로티노이드(항산화 성분)가 들어 있어 눈의 노화를 억제한다는 것.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과 이준구 박사는 “비트와는 달리 근대는 주로 잎을 먹는다”며 “국내에선 근대를 국거리·나물·쌈 채로 주로 이용하지만 서양에선 잘게 썬 근대를 올리브유에 살짝 튀겨 먹는다”고 조언했다.

국내에서 석류 주스가 한때 갱년기 여성에게 인기를 끈 적이 있었다. 갱년기 증세를 덜어주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들어 있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그러나 함량은 콩에 훨씬 못 미친다. 이번에 선정된 이유는 풍부하게 들어있는 항산화 비타민C 덕이다. 중간 크기의 석류 한 개를 먹으면 하루에 필요로 하는 비타민C의 약 10%를 얻는다. 한 연구에선 석류 주스의 항산화 능력(유해산소 제거 능력)이 오렌지 주스·적포도주보다 오히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덴 박사는 집에서 냉동 블루베리를 우유·요구르트·과일 스무디·두유 등에 타 먹는다. 그 위에 아몬드를 뿌리면 맛·영양이 한결 낫다. 일반적으로 과일·채소를 냉동하면 영양소의 손실이 엄청나다. 반면 블루베리는 냉동실에 1년을 보관해도 손실이 거의 없다.

1998년 미국 농무부는 시판 중인 과일·채소 40가지의 항산화 능력을 비교·분석했다. 여기서 블루베리가 마늘·시금치·딸기·브로콜리보다 항산화력이 더 우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블루베리의 가장 소중한 성분은 안토시아닌이란 보라색 색소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과수과 류명상 박사는 “요즘은 국산 블루베리도 출시된다”며 “6~7월께 생과를 맛볼 수 있지만 이후엔 대부분 냉동 제품”이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