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안하나: 그 나라의 과일가게를 들어가 보자.
가격은 저렴한데 내 나라에서 맛보지 못했던 이상하게 생긴 과일들을 골라 먹어보자!
영국에서 호텔에 묵는 동안에는 아침을 그 곳에서 간단히 제공받았는데
작은 뷔페식 이였고 그 안에는 과일도 포함되어 있었다.
과일의 종류는 그리 다양하지 않았지만 첫날엔 바나나, 오렌지가 기억에 있고
다음날엔 바나나 그리고 서양배.
바나나가 먹기 편해서 가져오긴 했지만
이미 배가 부른 상태에서 먹는 바나나는 한입이면 족하지
그 이상은 먹을 수 없었던 전 날의 기억으로 그냥 테이블 옆에 밀어놓고
다시 과일바구니 쪽으로 걸어가 서양배를 한개 들고 왔다.
목과 몸의 구분이 없는 눈사람 모양으로
그린색이다.
모양이야 어찌되었건
색이 아직 익지 않은듯해 보이는 녹색이다 보니 선 듯 손이 가지 않았고
왠지 덜 익은 모과 같기도 해서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도 많이 봐오던 것이지만
한번도 먹어 본적은 없다.
내 나라의 누르스름하고
둥글고 커서 물기 좔좔 흐르며 달콤한 배를 떠올릴 때
서양배는 수확하기 한참 전의 떫은맛을 내던 내 나라의 배를 연상케 했다.
가져오긴 했지만
여전히 서양배의 맛에 대한 아무런 신뢰가 없어서
그 녹색껍질부터 버터를 바를 때 사용하던 나이프를 이용해 벗기기 시작했다.
옆 테이블에서 힐끔 날 쳐다보고 있음을 알고 있었지만
상관하지 않았다.
녹색의 껍질을 베끼고 끝자락을 칼로 살짝 잘라서 한입 입에 넣었다.
음... 얌얌얌
와... 처음 느끼는 맛이다.
혀로
느껴야하는 맛을 단어들의 조합으로 표현하는 게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들 중 하나라고 난 늘 생각하기에 그 맛을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내가 그
동안 즐기던 과일의 맛을 떠올렸을 때 잘 익은 사과와 배의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고 하면 될까?
여전히 부족하다.
어느 일본작가는 서양배로 만든 샤베트를 ‘눈의 맛’으로 표현했는데
그 ‘눈의 맛’이란 것에 진정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혀로 맛 봤을 때의 맛이 아니란 걸 난 그제야 알게 되었다.
그러니까 그 분이 설명하고 싶어 했던 ‘눈의 맛’이란...
‘눈’이라는 이미지의 ‘맛’이 아닐까...
그날부터 난 여행하는 동안 가까운 과일가게에서 늘 서양배를 한두개씩 사 가방에 넣고
다니다 허기가 지거나 뭔가 먹고 싶을 때 꺼내 먹었고 비행기에 오르기 전에도 꼬박 꼬박 서양배를 가방에 챙겨서 비행기 안에서 먹어줬다.
그리고 여행을 마치고 나서 내 일상으로 돌아온 후에도 그 맛을 잊을 수 없었기에
이 곳에서도 그 맛을 느낄 수 있을까? 잠시 의심을 하면서 한 아름 그린색의 서양배를 사왔는데 역시... 틀림없는 그 맛이다.
물론 난 지금도 자판을 두두리고 있는 동안에도
물에 한번 헹궜지 더 이상 껍질은 벗기는 일 없이 한입 베어 먹고 있다.
잘 익은 놈들은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워서 한입 물을 때 ‘우그적’소리도 내지 않고 부드럽게 입안으로 스며들어간다.
내일엔 근처 가까운 상점에가서 서양배통조림을 한개 사서 나도 샤베트를 만들어 볼 생각이다.
여행으로 얻은 것 하나. 내가 좋아하는 과일 한개 더 발견!
흠흠..과연 이건 무슨맛일까??궁금..울 나라
배랑 어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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